올해 서울 주택 시장에서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비중이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타났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중심으로 청약 시장이 호황을 보인 것과 달리, 입지와 조건이 불리한 지역은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서울에서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총 523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08가구)보다 28.2% 증가한 수치로, 2021년(55가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준공 후 미분양은 서울 전체 미분양 물량(917가구)의 57%를 차지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주로 교통이 불편하거나 300가구 미만의 중소형 주택들로 나타났다. 강동구가 251가구로 가장 많은 물량을 기록했으며 ▲강서구(145가구) ▲광진구(33가구) ▲양천구(31가구) ▲강북구(23가구) ▲구로구(21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강동구는 8월부터 10월까지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251가구로 동일하게 유지돼 해소되지 못했다. 강동구는 서울 전체 준공 후 미분양의 약 48%를 차지한다.
지난 4월 입주한 길동 강동중앙하이츠도 96호 중 일부 물량이 남아있고, 지난해 12월 분양한 에스아이팰리스강동센텀 1·2차 등 200호 미만 아파트에서 미분양이 나왔다.
또한, 시세 대비 높은 분양가도 미분양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7월 분양된 강동구 ‘그란츠리버파크’ 아파트의 전용 84㎡ 분양가는 19억4900만원으로, 인근 기존 아파트인 ‘래미안강동팰리스’ 같은 면적 시세(13억9000만원)보다 5억원 이상 비싸다.
반면,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경쟁률은 153.87대 1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강남 3구에서는 일부 단지가 최고 5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같은 서울이어도 입지, 가격, 환경 등의 조건에 따라 완판과 미분양이 나뉘는 현상이 심화했다고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양극화 현상 같은 것인데 서울, 수도권 미분양의 특징은 대부분 나 홀로 주택, 교통 불편, 외곽 지역"이라면서 "(이런 주택들을) 2~3년 전 시장이 좋았을 때 고분양가로 분양했던 것들이 고스란히 안 팔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은 시장에 유동성이 많이 안 풀려 있어 무차별적으로 수요 유입이 되는 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환금성을 중요시하는 투자패턴을 보이고 있고 주거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출처: 이코노믹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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