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그란츠·이문아이파크 등
서울 대단지·브랜드 아파트도
미계약으로 선착순 분양 진행
서울에서 대형 시공사가 짓는 대단지 아파트 중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에 위치해도 비역세권이거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기 때문이다.
2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 강동구 ‘그란츠 리버파크’, 서대문구 ‘센트럴 아이파크’는 대형 시공사가 서울에서 짓는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본청약 이후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다.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는 지난해 10월 청약 일정을 진행했지만 1년 가까지 미분양을 해소하지 못했다. 이 아파트는 동대문구 이문동 149-8번지 일대에 4321가구로 지어지는 대단지 아파트다. 시공은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 맡았다.
이 단지는 지하철 1호선 신이문역과 외대역이 가까운 1·2단지와 역에서 멀리 떨어진 3단지로 나뉜다. 이 가운데 미분양이 발생한 100여가 구는 모두 3단지에 있다. 3단지는 테라스형 단지로 4층 이하로 지어졌다. 역과 떨어져 있고 언덕에 위치해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다. 커뮤니티 시설도 1·2단지에 주로 배치돼 사실상 이용이 어려운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그런데 오히려 분양가는 1·2단지에 비해 다소 높게 책정되며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서대문구 센트럴 아이파크는 지난 5월 청약 일정을 진행했지만 5개월간 잔여 물량을 해소하지 못했다. 서대문구 홍은동 11-111번지 일대에 들어서는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는 총 12개 동, 827가구로 지어질 예정이다. 본청약 이후 4차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남아 28일 5번째 임의 공급 일정을 진행한다. 임의 공급 물량은 총 33가구로 59㎡ 15가구, 75㎡ 4가구, 84㎡ 14가구 등이다.
이 단지가 장기간 잔여 물량을 해소하지 못한 이유는 교통 불편이 가장 큰 요인으로 거론된다. 지하철 3호선 홍제역까지 2㎞ 가까이 떨어져 있어 도보로는 지하철 이용이 사실상 어렵다. 단지 주변이 상당히 낙후돼 있다는 점도 소비자들이 계약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다. 이 단지 평균 3.3㎡당 분양가는 3241만원인데 인근에 있는 ‘북한산 두산위브’와 비교하면 가격이 더 비싸다. 이 점도 미분양이 발생한 이유로 지목된다.
고급 브랜드를 적용한 한강 조망 아파트에도 미분양이 발생했다. 서울 강동구 그란츠 리버파크는 지난 8월 본청약 일정을 진행한 뒤 잔여 물량이 남아 선착순 동호수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그란츠는 시행사의 고급 브랜드다. 이 단지는 선호도가 높은 강동구에 위치할 뿐 아니라 일부 동은 한강 조망권까지 갖춰 관심을 모았다.
장점이 돋보이는 단지임에도 미분양이 발생한 건 우선 분양가가 높은 탓으로 분석된다. 이 단지 평당 평균 분양가는 5299만원이다. 인근에 있는 강동역 역세권 단지인 ‘래미안 강동팰리스’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 소비자들이 선뜻 계약에 나서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입주가 내년 4월로 잔금 납부까지 기간이 빠듯하다는 점 역시 단점으로 떠올랐다. 프리미엄 아파트임에도 주차대수가 가구당 1대에 불과하다는 점도 단점으로 부각된다.
사업 시행자 측에서 주변 시세보다 더 비싼 가격을 내걸고 공급에 나설 수 있는 건 그동안 서울에서 처음엔 비싸다고 여겨졌던 단지들이 분양가 상승에 힘입어 결국 완판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의 경우 지난해 9월 청약에 나선 뒤 가격 부담으로 1년 가까이 미분양 물량이 남았지만 결국 완판됐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실수요자의 경우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가 20% 가까이 높다면 신축 프리미엄이 있다고 하더라도 큰 이익을 보기 어렵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분양받을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출처: 매일경제